아프지 않게 해줄 수도, 대신 아파해 줄 수도 없다. 그 대상이 동물이든 사람이든,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여간 고통스러운 게 아니다.

끝을 알 수 없는 두려움. 뭐 하나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무력감. 이 모퉁이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란 막연한 희망 끝에 던져지는 의미 없는 질문 ‘고통의 가치’와 ‘고귀한 죽음’. 만약 훗날 그런 나를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에게 부탁한다. “내 삶에 사랑과 행복은 충분히 차고 넘쳤으니 그만 숨통을 끊어주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