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 여림
창으로 바라다본 세상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문득,
가슴으로 목젖으로 눈물이 솟았다.
얼마큼씩의 고통들을
견디어내고서야 우리는
하늘만 보고 살 수 있을 것인지
종일을 둘 데 없는 가슴을 하고
그저, 사는 일만으로 오늘을 보낸다.
세월이라든지
영원이라든지 가고
오지 않는 것들을 사색하며 보낸
나의 며칠이, 지금엔 그 무엇도
아닌 방황과 끝이라는 상반의
모순들로 모습되어지고
일말의 후회와
그, 어떤 되돌이킴이 없이
나의 하루는 다른 깊고 아득한
길 섶으로 등을 보이고 있다.
여림 詩 – 나의 하루
딱 오늘이 그랬다. 그저, 사는 일만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 자갈밭을 지났다 싶었는데 바위가 길을 막고 섰기도 하고, 그 또한 겨우 지났나 싶었는데, 커다란 물웅덩이를 건너야 할 때도 있다. 어떻게 된 것이, 모퉁이마다 허기와 고단함만이 기다리고 있는지 버티고 살아내느라 잠시 가슴 둘 데 없다.
화단 턱에 엉덩이 걸치고 앉아 떨리는 손끝을 무릎에 잠시 얹어놓았다. 눈 끝이 닿은 길 건너 세상이 영화처럼 아름다웠다. 너무도 아름다워서 가슴으로 목젖으로 눈물이 솟는다. 나는 지나는 사람을 피해 골목으로 등을 보이고 섰다. 떨림이 멈출 때까지 깊고 아득한 담배 연기를 들이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