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탁현민 더뷰티풀

작년에 예매해 둔 ‘더뷰티플’ 공연을 다녀왔다. 언제 하는지, 어디서 하는지, 무엇을 하는지…. 정말 하긴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공연이었다. 더 재미있는 대목은 모두가 이런 상황을 알고도 예매하는 희한한 공연이었다. 공연 이름 ‘더뷰티플’과 공연 로고도 최근에야 알 수 있었다. 아름다운 로고다.

로고를 만든 기획자의 의도를 나는 모른다. 하지만 나의 해석은 이렇다. ‘하나를 향한 모두의 마음’


김어준 탁현민 더뷰티풀

흔히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 한다.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보아야 한다는 이 가르침은 살아가면서 분명 필요한 지혜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만고의 진리는 아님을 알고 있다. 때로는 나무를 보아야 하는 순간도 있는 것이다. 자칫 숲의 거대함에 눈을 빼앗겨 숲을 이루는 나무들의 소중함을 놓치는 실수를 경계해야 한다. 한 그루의 나무가 모여 큰 숲을 이루듯 시민의 깨어있는 행동이 모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김어준 탁현민 더뷰티풀

후기 : 훌륭한 기획과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지는 공연도 결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특히 이런 공연장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저마다 이 ‘복불복’인 상황쯤은 감수하고 참여한 것이다. 공연장 밖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터라 곳곳에서 트래픽이 일어났다. 하지만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가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사람의 ‘팬’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20,000명의 같은 ‘편’을 만난 놀라운 경험이었다. 큰 숲을 이루려는 나무들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