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결국 다시 미도리 MD 노트


미도리 MD 노트 기본 사양

미도리-MD노트-사용기-리뷰

‘MD 페이퍼’는 미도리(디자인필)에서 개발한 종이입니다. MD 페이퍼는 노트뿐만아니라 다이어리, 패드, 메모지, 편지 봉투, 편지지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MD 노트는 ‘오직 쓰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심플한 노트’라는 컨셉으로 출시하여 많은 사용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미도리 MD노트는 또 MD 페이퍼 코튼, MD노트 라이트, MD 저널 등으로 세분화되지만, 이번 포스트에서는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MD노트에 대한 내용만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MD노트 제품도 동일한 종이를 사용하고, 제본 방식 또한 비슷하므로 대략적인 가늠을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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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크기 W*H*D
(mm)
내지 형식페이지 수재본 방식종이 종류 및 표지
MD 노트 S
(A6)
105*148*10무지 / 유선 / 방안176P실제본, 가름끈MD 페이퍼, 파라핀 커버,
인덱스 스티커
MD 노트 M
(B6 Slim)
105*175*10무지 / 유선 / 방안176P실제본, 가름끈MD 페이퍼, 파라핀 커버,
인덱스 스티커
MD 노트 L
(A5)
148*210*10무지 / 유선 / 방안176P실제본, 가름끈MD 페이퍼, 파라핀 커버,
인덱스 스티커
MD 노트
A4 변형판
210*275*10무지176P실제본, 가름끈MD 페이퍼, 파라핀 커버,
인덱스 스티커
MD 노트 라이트A S
(A6)
105*148*3무지 / 유선 / 방안48P * 3권 세트중철 제본MD 페이퍼
MD 노트 라이트A M
(B6 Slim)
105*148*3무지 / 유선 / 방안48P * 3권 세트중철 제본MD 페이퍼
MD 노트 라이트A L
(A5)
148*210*3무지 / 유선 / 방안48P * 3권 세트중철 제본MD 페이퍼
MD 노트 라이트
A4 변형판
210*275*3무지 / 유선 / 방안48P * 3권 세트중철 제본MD 페이퍼
MD 노트 코튼 F0140*180*11무지200P실제본, 가름끈MD 페이퍼 코튼,
파라핀 커버, 인덱스 스티커
MD 노트 코튼 F2190*240*11무지200P실제본, 가름끈MD 페이퍼 코튼,
파라핀 커버, 인덱스 스티커
MD 노트 코튼 F3210*273*11무지200P실제본, 가름끈MD 페이퍼 코튼,
파라핀 커버, 인덱스 스티커

미도리 MD 노트 종이

사진 : 미도리 홈페이지

종이의 원료는 펄프. 즉 나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종이의 질감과 경도는 원료인 나무 종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종이가 쓰일 용도에 맞춰 침엽수와 활엽수의 비율을 달리합니다. 경도가 강한 종이는 주로 침엽수를 사용하며, 부드러운 종이는 활엽수를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다들 MD 페이퍼는 활엽수로 만들 것이라는 것쯤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도리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MD 페이퍼는 부드러운 촉감을 위해 활엽수로 만들어진 펄프를 원료로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세부 정보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짐작하건대 MD 페이퍼의 평량은 대략 80~86gsm 정도일 듯합니다.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A4 복사지는 75~80gsm입니다. 때문에 이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두꺼운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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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도 개발된 MD 페이퍼는 초기에는 화이트만 제작하였으나, 2006년 크림 컬러를 추가 개발하였다고 합니다. 크림 색상의 종이는 따뜻한 느낌을 주며 장시간 사용 시에도 눈에 자극이 덜 합니다. 종이의 질감은 매끈하고 부드럽습니다. 그렇다고 필기감이 마냥 부드럽지만은 않고 사각거림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칫 개성이 없어 보일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균형이 좋아 호불호가 적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만년필과도 상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거친 느낌을 선호하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질감입니다.

2013년에 추가 개발한 ‘MD 페이퍼 코튼’은 코튼 펄프를 20% 배합하여 더욱 부드럽고 ‘쓰기’와 ‘그리기’에 친화적인 종이입니다. 오래전부터 코튼 종이는 내구성과 보존성이 우수하여 중요한 서류나 공문 용지에 사용되어 온 고급 종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목재 펄프보다 섬유가 가늘고 길기 때문에 부드러운 촉감과 공기를 품고 있는 듯한 보송한 질감이 느껴집니다.

사진 : 미도리 홈페이지

미도리 MD 노트 재본

미도리-MD노트-사용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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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노트는 일반적으로 수첩이나 다이어리 등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실제본 방식을 통해 제작합니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제작 디테일이 독보적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샘나는 장인정신입니다. 이런 과정 덕분에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고 대중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브랜드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종이의 성능만큼 중요한 것이 제본입니다. 완벽한 펼침과 한 권으로서의 강도를 동시에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본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먼저 1절 종이를 11절로 접고 나서 실로 묶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리고 실로 묶인 여러 개의 뭉치를 한 권의 분량만큼 모아서 책등에 접착제를 바릅니다. 접착제가 너무 많으면 펼침에 방해가 되며 반대로 너무 적으면 강도가 약해져 오랜 보관이 어렵습니다. 노트를 사용하다 보면 실제본임에도 앞장과 뒷장이 서로 붙어 완벽하게 펼쳐지지 않거나 노트 가운데 부분이 쩍 하니 갈라져 버린 경험을 한 번쯤은 갖고 있을 겁니다.

미도리-MD노트-사용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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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노트는 ‘표지가 없다’라고도 하는데, 사실 이는 표지가 없다는 말이 아니고 ‘표지가 내지를 끼고 있다’로 해석하면 됩니다. 앞뒤 표지 사이에 면지와 와시(일본 종이)를 넣고 그 사이에 내지를 끼워 넣습니다. 그리고 책등을 한랭사로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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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 거의 완성되면 삼면의 여분을 잘라냅니다. 최종적으로 가름끈을 부착하고, 검품 뒤에 파라핀지로 감싸면 공정은 끝이 납니다.

MD 노트 ‘펼침’은 여타 노트와 비교했을 때 확연히 더 우수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완벽한 펼침 덕분에 왼쪽 페이지를 쓸 때 노트의 중앙 부분 걸림이 훨씬 적습니다. 제본은 모두가 비슷한 방식을 사용하지만 얼마큼 섬세한 노하우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퀄리티가 갈리는 부분입니다.


돌고 돌아 결국 다시 미도리 MD 노트

돌고 돌아 결국 다시 미도리 MD 노트

만년필 사용자 입장에서의 MD 노트의 첫인상은 말 그대로 ‘쏘쏘~’였습니다. 한두 권을 경험해 보고 다시 마음에 드는 노트를 찾기 위해 다른 제품을 구입하기를 반복했습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 엄청나게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한 건 아닐지 모르겠지만, 이만하면 충분하다 싶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결론은 ‘돌고 돌아 결국 다시, 미도리 MD 노트’였습니다. 어쩌면 허무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돌고 돌았어야 내릴 수 있는 결론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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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의 시작은 앞표지에, 면지에, 뒷표지에 박혀있는 ‘Made in Japan’이라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분명 더 좋은 노트가 있을 기대로 시작한 방랑이 맥 없이 끝나버려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어떤 이유로 다시 돌아왔는가?’일 것입니다.

로이텀, 로디아, 토모에리버, 클레르퐁텐, 하네뮬레, 라이프, 어프로치, 오롬 등을 경험해 보면서 여러 가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종이는 좋은데 제본이 살짝 아쉬운 제품’도 있고, ‘제본은 좋은데 종이의 두께나 질감이 아쉬운 제품’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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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노트는 심플한 디자인과 부드러운 종이 질감, 잉크에 대한 우수한 발색, 잉크 번짐이나 배김, 비침이 적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다른 제품과 월등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만 종이의 성능과 제본이 좋은 밸런스를 가지고 있어서 호불호가 적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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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MD 노트는 5년 전에 구입한 제품과 어제 산 제품의 품질이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제품 퀄리티의 편차가 적다는 것은 쓰기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프로치 노트는 개인적으로 애정을 갖고 응원하고 있는 국산 노트입니다. 그런데 종이 품질의 편차가 좀 있는 편이었습니다. 잉크를 잘 받아내다가도 다음 장에서는 거미줄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여전히 어프로치 노트는 즐겨 쓰고 있지만 좀 더 품질면에서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MD 노트는 매일 조금 다른 환경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만, 사람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환경 상황을 감지해서 기계와 협력하며 조정하고 있습니다.’ 미도리 홈페이지에 있는 이 문구는 이들이 어떤 자세로 제품을 만드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공산품이라 할지라도 원료의 상태 날씨와 기계의 컨디션에 따라 다른 품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은 알고 있고 그에 대한 노하우 또한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