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빈다
Kaweco Al black dip pen + Esterbrook 968 radio iroshizuku momiji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 詩 – 멀리서 빈다
나무 사이로 찬바람이 가득하다.
아직 푸른 잎이 바람과 실랑이한다.
지난 태풍 매서운 바람을 버티던
그 잎, 이젠 못이겨 떨어진다.
이 계절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행여 그대 찬바람에 몸 상할까 걱정이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