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라 썼다

긴 겨울 머물던 하얀 머리맡에
늦은 봄볕이 깊숙이 파고든다
양볼에 무각사 진달래꽃 내려 앉고
입가엔 운천 벚꽃이 수줍게 피었다

만리를 날아온 제비의 날갯짓으로,
언 땅 깨우는 들풀의 힘으로,
당신의 겨울에도 기어이 봄은 온다

성에 낀 하얀 창에 검지로 눌러쓴다
마른 눈물 닦아 내고, 아래로 두 획
빈 가슴에 숨을 넣고, 옆으로 두 획
아랫입술 말아 물고, 아래와 옆으로 한 획
미음 받침에 온 마음을 꾹꾹 담는다

봄, 이라 썼다

봄이 오라 썼다.

봄이 오라 썼다 아직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