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국가 폭력의 참혹함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존엄성을 섬세하게 그려낸 한강의 작품이다. 이 소설은 열다섯 살 소년 동호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광주의 비극을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작품은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서로 다른 인물의 시점에서 사건을 바라본다.

작가는 극도의 폭력 상황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한다.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 앞에서도 서로를 돕고 연대하는 광주 시민들의 모습은, 극한의 상황에서 오히려 빛을 발하는 인간성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한강의 절제된 문체다. 작가는 폭력의 참혹함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섬세하고 시적인 언어로 그 공포와 슬픔을 더욱 강렬하게 전달한다.

‘소년이 온다’는 국가 폭력의 트라우마가 어떻게 개인과 사회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그 기억과 공존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더불어 이 소설은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거나 왜곡하려는 시도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기도 하다. 한강은 광주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복원함으로써, 역사의 진실이 결코 묻히거나 잊혀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읽다가 몇 번을 멈추었다.
소설 ‘소년이 온다’는
분명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몸 안쪽에서부터 불길이 인다.
그럼에도 우리는,
끝까지 읽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