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래
보랏빛 꽃 무더기 포도처럼 영글었다
살랑이는 바람에 꽃향기 터져 날아온다
꽃 향한 마음 입 밖으로 뛰쳐나가지 못하게 뒤로 걸었다
덜 자란 잎에 상처 낼까 겁나 품은 사랑 꺼내지 못했다
돌아서 걷던 그날도 참회의 말들이 원망이 되고
헤어짐의 슬픔이 분노가 될까봐 눌린 마음 꺼내지 못했다
바보처럼 또 그랬다
희미해진 그리움이 혹시나 집착이 될까 무서워서
오늘 또, 바보처럼 입 꾹 닫는다
나는 아직, 나는 아직 그래.
아직그래 詩 – 아직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