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씁니다

112월
다들 떠나고 - 판화가 이철수

다들 떠나고

생신을 맞아 아버지께서 동생네 하루, 우리 집 하루, 누나네 하룻밤. 그렇게 미션 도장 찍듯 하루씩 주무시고 다시 내려가셨습니다. 매번 짧게 다녀가셔서 그냥 그런가 보다
1510월
상처

작은 상처가 쓰리다

아침을 먹고 설거지하다가 유리로 된 용기를 깨트렸다. 개의치 않을 걸 알지만 아내 몰래 주방 옆 베란다에 숨겼다. 건조대로 옮긴 접시에 고추장이 묻은듯해서 손으로 쓱 닦아 본다.
068월
라미 2000 만년필 분해 사진

라미 2000 분해, 펜촉 교체

들어가기 라미 2000을 사용한 지가 얼마나 됐을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한때 메인으로 사용했던 펜이었지만 언젠가부터 점점 멀리하게되었다. 지금은 길들여져서 덜 하지만 아직도 가끔 필기를 하다
186월

암시랑토 안해

아버지는 원래 말씀이 없는 분이고, 어머니는 길가 돌멩이와도 이야기를 나누는 분이었다. 아마 대학생 때였지 싶다. 가져갈 짐이 많으니 와달라는 엄마의 전화를 받고 집 근처
3012월

내일은 이 눈이 그쳤으면 좋겠다

낮선 술잔 뒤에 숨어 서두른 이별을 원망해보지만 오늘을 외면했던 내 모습만 또렸해졌다 당신의 자랑이었던 아들의 참 못난 말 ‘죄송합니다’ 내일은 이 눈이 그쳤으면 좋겠다.
223월
창백한 푸른 점 - 칼 세이건

창백한 푸른 점

저 점을 다시 보라. 저 점은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인 것이다. 당신이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 당신이 아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한 번이라도 들어봤던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