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푸른 점
The Pale Blue Dot | Feb. 14, 1990
Revisited 2020
The Pale Blue Dot is a photograph of Earth taken Feb. 14, 1990, by NASA’s Voyager 1 at a distance of 6 billion kilometers from the Sun. The revised image was processed by JPL engineer and image processing enthusiast Kevin M. Gill with input from two of the image’s original planners, Candy Hansen and William Kosmann. 창백한 푸른 점은 1990년 2월 14일 NASA의 보이저 1호가 태양으로부터 60억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한 지구다.
“저 점을 보라. 저 점은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이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 아는 사람, 한 번이라도 들어봤던 사람, 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인류가 저 점 위에서 살았다. 우리의 기쁨과 고통, 수천 가지의 종교, 이데올로기, 경제 체제,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하는 연인들, 어머니와 아버지, 희망에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도덕적 스승, 부패한 정치인, 슈퍼스타, 위대한 영도자, 인간이라는 종의 역사에 등장했던 모든 성자와 죄인들이 저 햇살에 떠 있는 먼지처럼 작은 점 위에서 살았다.
광활한 우주에서 지구는 아주 작은 무대에 불과하다. 인류 역사의 무수한 장군과 황제들이 저 작은 점의 극히 일부를 아주 잠깐 차지하는 영광을 누리기 위해 죽인 사람들, 그로 인해 강물처럼 흘렀던 그들의 피를 생각해 보라. 또 저 작은 픽셀의 한구석 사람들이 같은 픽셀 다른 쪽의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사람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생각해 보라. 그들이 얼마나 빈번하게 오해하고, 얼마나 서로를 죽이고 싶어 날뛰고, 얼마나 지독하게 서로를 미워하는지 생각해 보라.
우리의 거만함,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과신, 우리가 우주에서 어떤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망상은 이 창백히 빛나는 점의 모습에서 도전을 받게 되었다. 우리 행성은 거대하게 둘러싼 우주의 어둠 속에 외롭게 떠 있는 아주 작은 먼지에 불과하다. 이 어둡고 광활한 우주 안에서 우리의 미천함으로부터 우리를 구하러 올 다른 이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구는 현재까지 생명을 품고 있는 유일한 천체로 알려졌다. 적어도 가까운 장래에 우리 인류가 이주해 갈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 방문은 가능하지만, 아직 정착은 안 된다. 좋든 싫든 현재로서는 지구만이 우리 삶의 터전이다.
흔히 천문학은 겸손과 인격 수양의 학문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가진 자만심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려주는 데는 우주 저 멀리서 우리의 작은 세상을 찍은 이 사진만 한 것은 없다. 이 사진은 우리가 서로 더 친절하게 대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인 저 창백한 푸른 점을 보존하고 소중히 가꿀 우리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 창백한 푸른 점, 칼 세이건> *읽기 편하도록 수정해서 원문과 다르다.
외근을 다녀오는 중이었다. 1차선을 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오른쪽에서 차가 끼어들었다. 급브레이크를 밟아 겨우 사고를 피했다. 뒤에 따라오던 차들도 놀라서 마구 경적을 눌렀다. 우리는 그 차를 따라 조금 더 달리다가 좌회전 차선에서 멈췄다. 동승했던 동료가 놀라 “저 사람 미친 거 아녜요?!”라며 화를 냈다. “아마 급똥일 거야.”라고 답했다.
수 초 뒤 좌회전 신호가 들어왔다. 그런데 끼어들었던 앞차가 출발하지 않았다. 또다시 뒤차들이 경적을 울리기 시작했다. 중간에 끼인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가보진 않았지만, 인도 어디쯤 와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결국 좌회전 차선에서 대기하던 모든 차는 다음 신호를 기다려야만 했다. 직진 신호가 떨어지자, 그 차는 다시 직진 차선으로 끼어들었다. 직진하려던 차들의 분노가 그 차의 엉덩이에 날아가 박혔다.
나는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하아~ 창백한 푸른 점… 창백한 푸른 점.” 위대한 과학자의 가르침을 고작 화를 삭이는 데 쓰고 있다.
“Look again at that dot. That’s here. That’s home. That’s us. On it everyone you love, everyone you know, everyone you ever heard of, every human being who ever was, lived out their lives. The aggregate of our joy and suffering, thousands of confident religions, ideologies, and economic doctrines, every hunter and forager, every hero and coward, every creator and destroyer of civilization, every king and peasant, every young couple in love, every mother and father, hopeful child, inventor and explorer, every teacher of morals, every corrupt politician, every “superstar,” every “supreme leader,” every saint and sinner in the history of our species lived there-on a mote of dust suspended in a sunbeam.
The Earth is a very small stage in a vast cosmic arena. Think of the endless cruelties visited by the inhabitants of one corner of this pixel on the scarcely distinguishable inhabitants of some other corner, how frequent their misunderstandings, how eager they are to kill one another, how fervent their hatreds. Think of the rivers of blood spilled by all those generals and emperors so that, in glory and triumph, they could become the momentary masters of a fraction of a dot.
Our posturings, our imagined self-importance, the delusion that we have some privileged position in the Universe, are challenged by this point of pale light. Our planet is a lonely speck in the great enveloping cosmic dark. In our obscurity, in all this vastness, there is no hint that help will come from elsewhere to save us from ourselves. The Earth is the only world known so far to harbor life. There is nowhere else, at least in the near future, to which our species could migrate. Visit, yes. Settle, not yet. Like it or not, for the moment the Earth is where we make our stand.
It has been said that astronomy is a humbling and character-building experience. There is perhaps no better demonstration of the folly of human conceits than this distant image of our tiny world. To me, it underscores our responsibility to deal more kindly with one another, and to preserve and cherish the pale blue dot, the only home we’ve ever known.”
– The Pale Blue Dot, Carl Edward Sag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