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월

가는 때 슬프지 않은 적 없다

아버지 댁에서 주말을 보내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기 위해 내비게이션을 실행했다. 안전벨트를 매고 차를 출발하려는데 문자 메시지가 왔다. [訃告, 이○○ 님의 모친] 문자 앱을 눌러 내용을 확인해 보았다. ‘訃告, 이○○ 님의 모친 故
1111월
라이프노블노트

라이프 노블 노트 사용기

라이프 노블 노트 사용기 총평을 하자면, 크림색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 색에 대한 취향이 갈릴 수는 있겠으나, 종이의 퀄리티는 발색, 비침, 배김, 거미줄, 헛발질, 마름 등
0411월

나비의 시간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도, 그에 대한 내 기억도. 변태(變態)의 통증과 질곡(桎梏)의 껍질을 버리고 자유롭게 날아갔으면 한다.상현달 걸린 허공을 황홀하게 훔쳐내고
2810월

이제야 꽃을 든다 – 이문재

이름이 없어서 이름을 알 수 없어서 꽃을 들지 못했다 얼굴을 볼 수 없어서 향을 피우지 않았다 누가 당신의 이름을 가렸는지 무엇이 왜 당신의 얼굴을 숨겼는지
2810월
골목길

온 나무를 다 불 지르고 운다

매일 같은 하얀 밤과 매일 같은 검은 아침, 나는 양손 모아 심장을 감추고 다시는 내 목숨 안에 돌아오지 말아 달라고 침묵의 통성기도를 했다. 하나 후회만 가득하여
2110월
이미경_칠다리슈퍼

그리움은 때론 쉼터가 된다

살아내려 발버둥 치다 멘탈이 바스러져도 그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다 보면, 다시 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겨서다. 그렇게 그리움은 때론 쉼터가 된다.
2110월

꽃이 피고 지듯이 – 방준석

나 이제 가려 합니다아픔은 남겨두고서당신과의 못다 한 말들구름에 띄워놓고 가겠소 그대 마음을 채우지 못해참 많이도 눈물 흘렸소미안한 마음 두고 갑니다 꽃이 피고 또 지듯이허공을 날아 날아바람에 나를 실어외로웠던 새벽녘 별들 벗 삼아이제
1410월

고래를 기다리며 – 안도현

휴일 아침, 지하철을 타고 나섰다.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였다. 좋은 작품들도 보고, 근사한 길도 걷고, 또 좋은 사람들도 만났다. 처음 맛 보는 낮선 음식을 즐겼고, 북적이는 카페에 서서 콘파냐와 에스프레소도 즐겼다. 모든 것이
0710월

개사돈 – 김형수

종로는 언제나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많다. 길을 지나다 ‘흘레붙었다’라는 말이 귀에 꽂혔다.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말이면서도 무슨 말인지 언뜻 생각나지 않았다. 가물가물한 기억들이 이마 위에서 나풀거렸다. ‘흘레하다’ 또는 ‘흘레붙다’라는 말은 짐승들의 교미를
0710월
져야 할 떄는 질 줄도 알아야 해3

져야 할 때는 질 줄도 알아야 해 – 김형수

때깔 고운 잎이라면  시샘할 일도 아니지만 미워할 일도 아니다  가을 가고 겨울 오면... 흔적조차 없다지만 그것은 또 그것의 일  나무라면 그 나이테 안에  꽃이라면 그의 작은 씨앗들 안에  그가 땅 위에서 서툴게 누렸던  청춘을 남겼을 터  그가 사랑했던 님 앞에 닿아보기 위해
239월
SRT_나주역

완행열차 – 허영자

무에 바쁜 일이 있어… ‘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들국화’를 뒤로하고, ‘애틋이 숨어있는 쓸쓸한 아름다움’을 뒤로하고, ‘서두름 없는 인생의 기쁨’을 뒤로하고… 또다시 ‘어둠에 젖은 종착역’을 향해
169월
여림 - 나의 하루 라미 2000 만년필과 로버트 오스터 블루워터아이스 잉크로 필사

나의 하루 – 여림

자갈밭을 다 지났나 싶었는데 바위가 길을 막고 섰기도 하고, 그 또한 겨우 지났나 싶었는데, 커다란 물웅덩이를 건너야 할 때도 적지 않다. 어떻게 된 것이, 모퉁이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