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0월
대추

모과

가을 창가에 노란 모과를 두고 바라보는 일이내 인생의 가을이 가장 아름다울 때였다 가을이 깊어가자 시꺼멓게 썩어가는 모과를 보며내 인생도 차차 썩어가기 시작했다 썩어가는 모과의 고요한 침묵을 보며나도 조용히 침묵하기 시작했다 썩어가는 고통을
0110월
멀리서 빈다 - 나태주

멀리서 빈다

Kaweco Al black dip pen + Esterbrook 968 radio iroshizuku momiji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보이지 않는
068월
라미 2000 만년필 분해 사진

라미 2000 분해, 펜촉 교체

들어가기 라미 2000을 사용한 지가 얼마나 됐을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한때 메인으로 사용했던 펜이었지만 언젠가부터 점점 멀리하게되었다. 지금은 길들여져서 덜 하지만 아직도 가끔 필기를 하다 보면 펜촉(Nib)이 *헛발질()을 하곤한다. 잉크 흐름이 박하거나 필감이
186월

암시랑토 안해

아버지는 원래 말씀이 없는 분이고, 어머니는 길가 돌멩이와도 이야기를 나누는 분이었다. 아마 대학생 때였지 싶다. 가져갈 짐이 많으니 와달라는 엄마의 전화를 받고 집 근처 시장으로 나섰다. 시장에 도착했을 때 엄마는 친구(?)분과 말씀
1311월
방문객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그의 과거와현재와그리고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마음.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필경 환대가 될
022월

엄만가

한 날은무심한 새끼 전화 한 통 없다고욕을, 욕을 하시고 또 한 날은바쁜데 뭣 하러 전화했냐 하셨다 다른 이 웃지 않아도실없는 내 농담에소녀처럼 깔깔대고 웃었다 이제 내게 욕하는 사람이,걱정하는 사람이,웃어주는 사람이 없다 창틀에
3012월

내일은 이 눈이 그쳤으면 좋겠다

낮선 술잔 뒤에 숨어 서두른 이별을 원망해보지만 오늘을 외면했던 내 모습만 또렸해졌다 당신의 자랑이었던 아들의 참 못난 말 ‘죄송합니다’ 내일은 이 눈이 그쳤으면 좋겠다.
206월
Man of Sorrows by Photoshop AI

Solitude – Ella Wheeler Wilcox

Kaweco Al black dip pen + Esterbrook 968 radioOcean Whale Black Solitude Laugh, and the world laughs with you;Weep, and you weep alone.For the sad old earth must borrow it’s mirth,But has
165월
봄 나무 사진

까닭 없이도 끄떡없이 산다

까닭 없이 죽고 싶었다 까닭 없이 세상이 지겨웠고 까닭 없이 오그라들었다 긴 잠을 자고 깬 오늘은 까닭 없이 살고 싶어졌다 아무라도 안아주고 싶은 부드럽게 차오르는 마음 죽겠다고 제초제를 먹고 제 손으로 구급차를
114월
카페 신민회

아직 그래

보랏빛 꽃 무더기 포도처럼 영글었다살랑이는 바람에 꽃향기 터져 날아온다꽃 향한 마음 입 밖으로 뛰쳐나가지 못하게 뒤로 걸었다덜 자란 잎에 상처 낼까 겁나 품은 사랑 꺼내지 못했다 돌아서 걷던 그날도 참회의 말들이 원망이
224월

사노라면

바닷가에 매어둔작은 고깃배날마다 출렁거린다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머얼리 노를 저어 나가서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서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사노라면많은 기쁨이 있다고 김종삼 詩 – 어부 발목을 간지럽히던 잔바람에 온몸이 흔들린다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