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1월
방문객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그의 과거와현재와그리고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마음.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필경 환대가 될
022월

엄만가

한 날은무심한 새끼 전화 한 통 없다고욕을, 욕을 하시고 또 한 날은바쁜데 뭣 하러 전화했냐 하셨다 다른 이 웃지 않아도실없는 내 농담에소녀처럼 깔깔대고 웃었다 이제 내게 욕하는 사람이,걱정하는 사람이,웃어주는 사람이 없다 창틀에
3012월

내일은 이 눈이 그쳤으면 좋겠다

낮선 술잔 뒤에 숨어 서두른 이별을 원망해보지만 오늘을 외면했던 내 모습만 또렸해졌다 당신의 자랑이었던 아들의 참 못난 말 ‘죄송합니다’ 내일은 이 눈이 그쳤으면 좋겠다.
206월
Man of Sorrows by Photoshop AI

Solitude – Ella Wheeler Wilcox

Kaweco Al black dip pen + Esterbrook 968 radioOcean Whale Black Solitude Laugh, and the world laughs with you;Weep, and you weep alone.For the sad old earth must borrow it’s mirth,But has
165월
봄 나무 사진

까닭 없이도 끄떡없이 산다

까닭 없이 죽고 싶었다 까닭 없이 세상이 지겨웠고 까닭 없이 오그라들었다 긴 잠을 자고 깬 오늘은 까닭 없이 살고 싶어졌다 아무라도 안아주고 싶은 부드럽게 차오르는 마음 죽겠다고 제초제를 먹고 제 손으로 구급차를
114월
카페 신민회

아직 그래

보랏빛 꽃 무더기 포도처럼 영글었다살랑이는 바람에 꽃향기 터져 날아온다꽃 향한 마음 입 밖으로 뛰쳐나가지 못하게 뒤로 걸었다덜 자란 잎에 상처 낼까 겁나 품은 사랑 꺼내지 못했다 돌아서 걷던 그날도 참회의 말들이 원망이
224월

사노라면

바닷가에 매어둔작은 고깃배날마다 출렁거린다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머얼리 노를 저어 나가서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서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사노라면많은 기쁨이 있다고 김종삼 詩 – 어부 발목을 간지럽히던 잔바람에 온몸이 흔들린다깜짝
223월
창백한 푸른 점 - 칼 세이건

창백한 푸른 점

저 점을 다시 보라. 저 점은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인 것이다. 당신이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 당신이 아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한 번이라도 들어봤던 모든
153월
길냥이

길고양이

아프지 않게 해줄 수도, 대신 아파해 줄 수도 없다. 그 대상이 동물이든 사람이든,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여간 고통스러운 게 아니다. 끝을 알 수 없는 두려움. 뭐 하나 해줄 수 있는
0311월

가오리 날다

드디어 나의 가오리가 붉고 푸른 하늘로 솟았다. 하늘로 빨려 올라가는 가오리를 바라보았다. 두근거렸다. 무서웠다. 그리고 벅찼다. 그것은 내가 만든 최초의 자유였다.